[전자기학] 편광 (Polarization)
편광에 대해 알기 전에 먼저 빛의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자.
빛은 전자기파로,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진동하며 나아간다.
전자기파 (Electromagnetic Wave)란?
공간에서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유도하면서 주기적으로 진동해 파동 형태로 퍼져나가는 에너지로, 아래의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전기장과 자기장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며 나아간다.
- 전기장과 자기장은 항상 서로 90도를 이루며 진동한다.
그리고 이 두 개가 만들어내는 평면에 수직인 방향으로 전자기파가 전진한다.- 전자기파는 아무것도 없는 (매질이 없는) 진공 우주 공간에서도, 스스로 전기와 자기를 만들어내며 빛의 속도로 나아갈 수 있다.
태양광이나 전등 빛 등의 자연광은 모든 방향으로 불규칙하게 진동한다.
즉, 진행 방향과 90도로 수직인 2차원 평면 안에서의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며, 이를 비편광 (Unpolarized light)라고 한다.
편광이란?
편광은 특정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의 상태를 의미한다.
편광은 대기 중의 산란이나 물질 통과 시에도 발생하지만, 가장 직관적이고 흔하게 발생하는 원인은 표면 반사이다.
태양이나 전등에서 나오는 무편광 빛이 강물이나 도로 표면에 비스듬히 입사할 때, 표면과 나란하게 출렁이는 가로 방향 (↔)의 빛은 표면에서 강하게 튕겨 나온다.
반면, 바닥으로 내리꽂히듯 진동하는 세로 방향 (↕)의 빛들은 대부분 표면을 뚫고 들어가 투과되거나 흡수된다.
결과적으로 평평한 지면이나 수면에서 반사된 빛은 지면과 평행한 가로 방향으로 진동하는 특성을 띄게 된다.
편광 선글라스가 가로 눈부심을 타겟하는 이유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빛의 반사 경로를 벗어나 있는 관찰자 1의 시점에서는 표면에서 반사된 빛이 도달하지 않아 눈부심이 보이지 않는다.
반면, 빛의 반사 경로에 정확히 위치한 관찰자 2의 시점에서는 바닥과 나란하게 살아남은 가로 방향 (↔)의 빛이 곧바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강한 눈부심을 유발한다.
이러한 눈부심은 항상 지면과 나란한 가로 편광이므로, 편광 선글라스는 이 가로 빛을 차단하기 위해 세로 방향의 필터를 갖도록 고정되어 있다.
눈치챘을 수도 있지만, 위에서 설명한 편광은 빛이 표면에 비스듬히 부딪힐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만약 태양빛이 지면에 완벽히 수직으로 똑바로 내리꽂힌다면, 빛은 편광되지 않고 원래 상태 그대로 반사된다.
이때, 편광의 방향 (편광 각도)은 전기장이 진동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삼는다.
편광 필터
편광 필터는 자연광 중에서 특정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고, 나머지 방향의 빛은 흡수하여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도구이다.
위 그림을 보면 가로 필터 (≡)에 빛이 들어올 때, 세로 방향 (↕)의 진동만 통과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로선 (≡) 구조가 왜 세로 방향 (↕)의 빛을 통과시킬까?
위 그림과 같이 필터 내부에 가로선 (≡)들이 배열되어 있을 때, 직관적으로는 가로 방향 (↔)으로 출렁이는 빛이 이 선들과 나란해서 통과하기 쉬울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전자기학적 원리는 그 반대이다.
필터를 구성하는 분자 사슬이나 미세 도선이 가로로 배열되어 있으면, 가로로 진동하는 빛의 전기장 에너지는 이 도선을 따라 전자를 움직이는 데 모두 소모되어 흡수되어 버린다.따라서 물리적 구조물과 90도 수직으로 진동하는 세로 방향 (↕)의 빛만이 에너지를 뺏기지 않고 필터를 무사히 통과하게 된다.
따라서 만약 편광 필터가 $45^\circ$로 설정되어있다면, 필터축과 수직을 이루는 $135^\circ$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을 차단한다.
편광 후 속성
편광은 빛의 진동 방향만 걸러낼 뿐, 빛의 파장은 변화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필터를 통과해도 빛의 색깔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단지 빛이 편광되면 밝기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왜 밝기가 절반으로 줄어들까?
빛의 진동은 기본적으로 방향을 나눌 수 있는 벡터이다.
만약 세로 방향의 빛을 통과시키는 편광 필터가 있을 때, 대각선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이 들어오면 100% 차단되는 것이 아니다.
대각선 진동은 가로 성분과 세로 성분으로 분해되며, 그중 필터의 방향과 일치하는 세로 성분의 에너지는 살아남아 필터를 통과하게 된다.따라서 자연광이 편광 필터를 통과하면 밝기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편광 카메라와 편광 이미지
편광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 앞에 픽셀마다 각기 다른 방향 ($0^\circ, 45^\circ, 90^\circ, 135^\circ$)의 미세한 편광 필터가 촘촘하게 덮여 있는 카메라이다.
이 편광 카메라로 촬영을 하면, 4가지 방향을 통과한 빛의 밝기 데이터가 동시에 저장된다.
편광 이미지가 필요한 이유
편광 이미지를 사용하면 하이라이트 제거, 디테일한 3D 형상 복원 등이 가능해진다.
- 하이라이트 제거: 반사광 (Specular)과 본연의 색 (Diffuse)의 편광 방향이 90도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표면에 맺힌 하이라이트만 수학적으로 지울 수 있다.
즉, 하이라이트를 완전히 제거한 순수한 물체의 본연의 색상만을 추출해 낼 수 있다. - 디테일한 3D 형상 복원: 반사된 편광의 방향이 표면의 기울기와 같다는 성질을 이용하면, 라이다 센서로도 못 잡는 미세한 곡면까지 픽셀 단위로 3D 복원이 가능해진다.
정량적 지표: DoLP와 AoLP
DoLP (Degree of Linear Polarization)
DoLP는 선형 편광도, 즉 ‘얼마나 정돈되어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쉽게 말해, 우리 눈에 들어온 전체 빛 중에서 편광된 빛이 차지하는 비율을 $0$에서 $1$ 사이의 값으로 나타낸 것이다.
- $S_0$: 카메라 센서에 들어온 빛의 양을 모두 합친 값 (편광 필터를 다 빼버리고 찍은 흑백 사진과 동일함)
- $S_1$: 수평 ($0^\circ$) 편광 밝기와 수직 ($90^\circ$) 편광 밝기의 차이 (양수인 경우 수평 편광이, 음수인 경우 수직 편광이 더 우세하다는 의미)
- $S_2$: 우대각선 ($45^\circ$) 편광 밝기와 좌대각선 ($135^\circ$) 편광 밝기의 차이 (양수인 경우 우대각선 편광이, 음수인 경우 좌대각선 편광이 더 우세하다는 의미)
$DoLP=0$이라는 것은 완벽한 무편광 (예: 전등을 직접 쳐다볼 때)을 의미하고, $DoLP=1$이라는 것은 완벽한 선형 편광 (예: 이상적인 편광 필터를 통과한 직후의 빛)을 의미한다.
AoLP (Angle of Linear Polarization)
AoLP는 선형 편광 각도, 즉 ‘어느 방향으로 출렁이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쉽게 말해, 살아남은 편광이 나침반 기준으로 $0^\circ$에서 $180^\circ$ 중 몇 도를 향해 출렁이고 있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AoLP=0^\circ$ (또는 $180^\circ$)는 수평 편광을 의미하고, $AoLP=90^\circ$는 수직 편광을 의미한다.
정반사와 난반사 구분
DoLP와 AoLP 값을 통해, 이 빛이 물체에 부딪힐 때 정반사를 겪었는지, 난반사를 겪었는지 물리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반사는 물체 표면에서 바로 튕겨 나온 빛으로, 편광이 아주 강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정반사된 빛은 DoLP 값이 매우 높으며, 튕겨 나온 표면의 기울기와 나란한 AoLP를 가진다.
난반사는 물체 내부로 들어갔다 빠져나온 빛으로, 내부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무편광 상태가 된다.
따라서 난반사된 빛은 DoLP 값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정반사된 빛의 출렁임과 정확히 $90^\circ$ 수직을 이루는 AoLP를 가진다.





